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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국 캐나다에서 즐기는 테이스티로드

  • 2018-10-11
  • 119
  • by 박태순(gun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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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며 산과 들이 물든다. 매년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그 아름다움은 지겹지 않다. 노란 은행잎과 빨간 단풍잎이 주인공이다. 북미 대륙의 캐나다는 아예 단풍잎을 국기의 문양으로 삼는다. 그만큼 가을이 풍성하면서 단풍나무도 많다는 이야기다. 캐나다는 미국처럼 짧은 역사를 갖지만 자신들의 음식문화를 나름 소박하게 꾸며 나가고 있다. 그들만의 맛난 음식들을 통해 단풍이 아름답게 물드는 광활한 자연 속 캐나다의 가을 분위기를 느껴 보자.


메이플 태피 (Maple Taf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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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단풍나무는 우리와 품종이 다르다. 잎의 모양부터 우리는 다섯 갈래에 크기가 작고 캐나다는 세 갈래에 크다. 단풍나무 수액을 모아 만든 것이 메이플 시럽(Maple Syrup)이다. 단풍나무는 늦겨울부터 서서히 겨울잠에서 깨어나 수액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희미한 단맛이 느껴지는 묽고 맑은 액체지만 끓여서 졸이면 짙고 달콤한 시럽이 된다. 밝은 노란색부터 짙은 호박색에 이르는 색깔이 분류 기준인데, 색깔이 옅은 시럽은 풍미가 섬세하고 짙은 색은 향미가 뚜렷하다. 팬케이크나 와플의 토핑으로 주로 이용된다. 차를 마실 때에도 감미료로 애용되는데, 특히 홍차와 잘 어울린다. 메이플 태피 (Maple Taffy)는 눈 속의 단풍(maple in the snow)으로도 불리며, 메이플 시럽을 막대기로 감아 굳힌 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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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륙 원주민들은 “수액이 흐를 때”를 알고 그 시기가 되면 단풍나무에 마개를 꽂아 수액을 뽑아내어 1년 동안 먹을 설탕을 만들었다. 수액을 끓여서 시럽으로 만드는데 뜨거운 시럽 방울이 차가운 눈 위에 떨어지면서 만들어지는 단단한 사탕과자에서 메이플 태피가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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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시럽을 결정이 생길 때까지 끓여 깨끗한 눈이나 간 얼음조각 위에 길쭉한 모양으로 뿌려준다. 그걸 나무 막대기로 말아주면 단단하게 굳는데 흡사 우리의 엿과 비슷하다.
시럽의 색깔이 짙을수록 맛도 더 진하다. 최고의 태피는 너무 달지 않으며 흑설탕과 비슷한 맛이 난다. 축제장의 먹거리로 혹은 파티장 별미로 흔히 즐기는데, 우리의 고로쇠나무 수액으로도 만들어 봄직 하지만 단풍나무 수액에 비해 워낙 고가로 거래되는지라 상품성은 없을 것 같다. 캐나다의 풍토와 역사가 만들어 낸 재미난 간식이다.


푸틴(pou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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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통령 이름과 유사한 퀘벡 지방의 감자 요리이다. 캐나다 고유의 대표적 요리로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주 대중적인 음식이다. 겨울이 긴 환경과 적은 인구로 인해 음식문화가 다양하게 발달치 못한 캐나다의 특성을 반영한다. 감자튀김에 치즈 커드를 끼얹고 뜨거운 그레이비 소스를 뿌리면 기본형이 완성된다. 재료와 만드는 과정이 매우 단순하다.
이와 비교하자면 우리 전통음식은 고난도 예술작품으로 느껴질 법도 하다. 푸틴의 맛과 솜씨를 결정짓는 것은 그레이비 소스이다. 고기 요리에 생겨나는 육즙으로 만드는 소스인데 재료와 과정에 따라 농도와 맛의 깊이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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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핑 재료에 따라 맛을 달리하기도 하는데, 치즈 커드를 모짜렐라 치즈나 체다 치즈로 바꾼다거나 소시지 햄 혹은 닭고기나 스테이크 조각을 얹기도 한다. 감자튀김을 바삭한 맛에 먹는 우리 입맛과는 좀 차이가 나는 음식이다 보니 국내에 상륙했던 브랜드들은 거의 다 얼마 가질 못했다. 하지만, 음습한 캐나다의 가을, 겨울 날씨에는 잘 어울리는 음식이기에 여행길에 꼭 맛볼만하다. 튀김이 바삭함을 유지하고 소스가 따뜻한 시간 안에 먹어 치우는 게 좋다는 점은 탕수육과 비슷한 부분이다.


비버테일(BeaverTa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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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는 북미 원산인 수달의 일종인데 크고 넓적한 꼬리가 특징이다. 비버의 꼬리라는 이름 때문에 실제 비버 꼬리로 만드는 음식이란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사실은 밀가루 튀김 빵 간식이다. 모양이 비버의 꼬리를 닮았다 해서 이름이 붙었다. 비버테일은 1978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 길거리 가판대에서 판매를 시작한 캐나다 국민 간식이다. 가정 음식이 아닌 길거리 음식인 면에서는 우리의 떡볶이나 어묵과 맥을 같이한다.
통밀을 반죽해 기름에 튀긴 후 그 위에 피자처럼 토핑을 더해서 낸다. 클래식이란 이름의 기본형에는 설탕과 계핏가루를 뿌려 내는데, 바삭하며 쫄깃한 빵과 향긋한 계피 향에 달콤함이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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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핑 재료에는 바나나 초콜릿 오레오 쿠키 치즈 등이 있는데, 어떤 종류의 비버 테일을 선택하든 매우 달고 양도 많아서 한국 사람이라면 혼자 다 먹기보다는 나눠 먹는 게 좋다. 하지만 캐나다인들은 혼자서 먹어 치우는데 아무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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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beavertails_official Instagram

앞서 소개한 푸틴처럼 추운 겨울 때문에 생겨난 고열량 음식일 듯하다. 역사가 짧음에도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외국 관광객들이 꼭 먹어 보고픈 음식이 된 계기가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취임 직후 캐나다를 국빈 방문했을 때 바쁜 공식 일정에도 불구하고 매장을 찾아가 먹었고 그 뉴스에 힘입어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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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세를 몰아 매장을 백여 개로 늘렸고, 현재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등에도 진출했다. 한국에도 2014년 상륙하여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전개하였으나 반짝 인기에 그치다 현재는 전부 철수하였다. 단맛이 강하거나 기름진 종류의 서양 간식은 한국에 뿌리내리기 힘들다는 증명을 또 하나 해낸 셈이다.


플래퍼 파이(Flapper 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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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ikipedia.org

머랭(달걀 흰자위에 설탕을 섞어 굳힌 것)을 얹은 커스터드(우유와 달걀로 만든 부드러운 과자) 파이의 일종이다. 캐나다 서부에서 주로 즐기는데 남부 서스캐처원 지역에서는 휘핑크림을 얹는다. 그 뿌리는 19세기부터 시작된 그레이엄 크래커 크림 파이 (Graham cracker cream pie)이며, 20 세기에 서부 지역에서 플래퍼 파이로 변형되며 대중화되었다. 파이나 케이크 중 바닥 부분의 빵이 유달리 딱딱하여 칼로도 잘 잘리지 않는 종류가 있다. 그 딱딱한 것이 그레이엄 크래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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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ikipedia.org

그레이엄 크래커 (graham cracker)는 1880 년대 초부터 만들어진 과자의 일종으로 실베스터 그레이엄 목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19세기 미국은 기독교 문화가 주축이 된 금욕적 분위기가 강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건강 운동도 활발했다. 이 운동을 이끌었던 장로교 목사 실베스터 그레이엄은 과도한 영양 섭취는 질병의 근원이고 성욕을 부추기므로 신앙적이지 않다고 여겼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정맥하지 않은 보리를 배합해 만든 ‘그레이엄 크래커’였다. 일종의 성욕 억제재로서 고안된 음식물인데 그 단단하고 담백한 식감을 이용하여 달콤한 재료를 얹은 파이나 케이크의 바닥 재료로 다양하게 응용되었다.
그레이엄 크래커와 관련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의학박사였던 존 켈로그는 그레이엄의 적극적인 신봉자여서 매일 아침마다 그레이엄 크래커를 7개씩 먹었다. 요양원을 운영하던 그는 환자들의 성욕 억제와 건강을 위해 제공하던 딱딱한 그레이엄 크레커 보다 먹기 쉬운 아침 메뉴로 콘플레이크를 발명했다. 그의 동생 윌리엄 켈로그가 회사를 창업해 일반인들의 입맛에 맞게 가공한 제품을 1906년 내놨고 곧바로 큰 인기를 모았다. 그렇게 켈로그가 탄생하였고 콘플레이크는 시리얼의 대명사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레이엄의 ‘인류 성욕 억제’ 열망은 이루질 못했지만 그 시도의 성과물을 온 세계 사람들이 아침마다 맛있게 즐기고 있는 셈이다.




  • 박태순(gundown)

    2003년부터 각종 포털과 매체에 독특한 관점의 음식 칼럼을 게재하여 왔으며,  다큐영화 ‘트루맛쇼’, MBC ’불만제로’, 채널A ‘먹거리 X파일’ MBN '황금알' KBS '여유만만' 등의 TV 프로에 음식평론가로 출연하였다. 현재 '경기도 으뜸맛집' 선정위원, 한국음식평론가협회 이사. (블로그 : http://blog.daum.net/gundow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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