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자동차

확고하고 분명한 중형 세단의 기준, E 220 d

  • 2019-01-11
  • 193
  • by 김종훈
35,534란 숫자. 작년 12월까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판매 대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자료다. 수입 자동차 중 가장 많이 팔렸다. 작년 11월까지 수입차 누적 대수는 27만 대를 조금 넘는다. 그러니까 수입차를 고려하는 사람 8명 중 1명은 E-클래스를 구입했다. 갓 출시한 모델이 아닌데도, 꾸준하고 폭발적이다.

E-클래스는 출시한 이후로 판매량 1위를 거의 놓치지 않았다. 3만 대라는 숫자는 수입차 전체로 봐도 무게감 있는 판매량이다(12월까지 포함하면 4만 대를 넘을 수 있다). 중형 세단으로 한정하면 E-클래스가 차지하는 무게는 더욱 묵직하다. ‘수입 중형 세단의 기준’이라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맞다. 어떤 기준이 됐다. 많은 사람의 취향과 필요를 딱 만족시키는 기준. E-클래스가 선을 그었다. 명확했다.

E-클래스가 그은 선은 E 220 d로 더욱 분명해졌다. E-클래스 중에서도 E 220 d는 가장 균형 감각 좋은 모델이다. E-클래스를 원하는 다양한 사람의 요구를 모두 받아 안는다. 그만큼 E-클래스의 장점을 더욱 선명하게 한다. 효율부터 가치까지, E 220 d에는 수입 프리미엄 중형 세단에 기대하는 면이 고루 담겼다. 수많은 고민과 갈등을 접게 하는 마지막 종착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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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벤츠 코리아

E 220 d는 다채로운 느낌을 외관에 담았다. 전체적인 선이 우아하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으로서 기품이 전해진다. 은은하게 실루엣을 즐기게 한다. 점점 가까이 가면 사뭇 달라진다. 우아한 선이 직조한 면에서 근육의 탄력이 느껴진다. 부드러움 속에서 펄떡거리는 역동성을 건져냈다. 식물의 선과 동물의 근육이 서로 녹아들어 조화를 이뤘달까. 그 중심에 세 꼭지 별 엠블럼이 중심을 잡는다. 위아래 대칭으로 그린 전면부는 지루할 틈이 없다.

옆모습은 간결하면서 강렬하다. 두 가닥 선이 깔끔한 주행 성격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앞 펜더 끝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은 기교 없이 뒤꽁무니까지 이어진다. 그 중간에 도어 레버도 숨어 디자인 일체감을 해치지 않는다. 펜더 아래에서 출발한 선은 입체감을 더한다. 두 선은 뒤로 갈수록 서로 좁아지는 형태다. 해서 옆에서 보면 질주하는 느낌을 자아낸다. 마치 장노출로 빛을 표현한 궤적처럼 부드럽고 날카롭게. 많은 선을 긋지 않아도 충분했다.

E 220 d의 디자인은 S-클래스에서 발화한 벤츠 디자인의 한 장을 마무리한다. S-클래스에서 C-클래스로, 다시 브랜드의 허리인 E-클래스에 녹아들며 완숙해졌다. 신선한 디자인이 시각을 환기하면서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유연함도 담겼다. 많은 사람이 E 220 d 디자인에 끌린 이유일 거다. 누군가에게 중형 세단은 종착지 같은 자동차니까. 오랫동안 곁에 두려면 너무 자극적이어도, 너무 지루해도 주저할 수밖에 없다. E 220 d는 그 사이를 잘 타넘었다.

E 220 d는 다재다능한 2리터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품는다. 성능과 효율, 즐거움과 뿌듯함 사이에서 황금비율을 좇는다. 다른 모델 중에서도 E 220 d가 기준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최고출력 194마력과 최대토크 40.8kg·m는 중형 세단을 움직이기에 쾌적하다. E 220 d는 조급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나중에는 탄탄하게 이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주행 철학은 자극적이진 않아도 믿음직스럽다. 오래 타면 더욱 진해진다.  

더 풍성한 출력을 원하면 E 300이 기다린다. 하지만 디젤 엔진의 효율은 E 220 d에만 있다. 리터당 15.1km 달리니까. 쾌적한 힘에, 든든한 연비가 있다면 운전할 때마다 흐뭇해진다. 중형 세단은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를 얼마나 잘 반영하느냐가 매력을 높인다. E 220 d는 성능과 효율 사이에서 만족스러운 절충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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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벤츠 코리아

E 220 d의 절정은 실내다. 알고 보면 실내는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결국 운전자는 실내에서 자동차를 누린다. 외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결국 타고 내릴 때만 감상할 수 있잖나. 대부분은 운전석에서 실내에 담긴 감각을 즐겨야 한다. E 220 d라면 신선도를 유지하며 즐길 요소가 많다. 그동안 쌓아온 벤츠의 기품과 도전적 기술이 조화롭다.

옵션이긴 하지만, 12.3인치 고해상도 평면 스크린 디스플레이를 두 장 붙인 와이드 스크린 콕핏은 처음도 지금도 여전히 새롭다(이왕이면 꼭 넣어야 할 옵션이다). 커다란 디스플레이 계기반을 장착한 어떤 모델 중에서도 대담하고 화려하다. 미래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 E 220 d 실내의 중심을 잡는다. 그러면서 주변으로는 새로 짠 실내 디자인을 펼친다. 군더더기 덜어낸 요소가 우아하고 정성스럽다. 공들인 실내 요소가 감각적인 미래 이미지에 녹아들면서 E 220 d의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참신하고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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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벤츠 코리아

실내는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개선하기도 한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 완성도를 높이는 셈이다. 2019년형부터 Qi 방식을 쓰는 모든 휴대전화에 대응하는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을 장착했다. 리어 폴딩 시트도 적용했다. 이제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편의장치의 발전 흐름에 따라 E 220 d 역시 더욱 완성도를 높여간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기준다운 행보다. 당분간 E 220 d가 세운 기준은 변하지 않을 거다. 선이 확실하고 분명하다. 고민하다 보면 결국 E 220 d가 보이니까.  



  • 김종훈

    남성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에서 자동차를 담당했다. 남자와 자동차 사이를 잇는 라이프스타일을, 매 순간 고민한다.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자동차 전문 필진으로 활동하며, 다수 매체에 자동차 관련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