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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피로 회복법, 멍 때리기

  • 2019-08-13
  • 367
  • by 김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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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가 필요한 현실

예전에 멍 때리고 있는 사람을 보면 뒤통수를 치며 정신 차리라고 했는데 요즘은 정신을 놓기 위해서 멍 때리기를 장려한다. 멍 때리기가 유행하고 대회까지 여러 해 열리는 것을 보면 사회적으로 진정한 휴식이 필요함을 반증하는 듯하다. 생각하는 동물인 사람은 몸이 쉰다고 쉬는 것이 아니다. 업무를 마치고 놀고 있어도 일과 일상의 문제를 걱정하며 생각과 씨름한다. 몸은 쉬어도 머리는 끝없이 일을 한다. 멍 때리기는 진정한 휴식, 이완을 통해 심신을 충전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휴식은 뇌를 쉬게 하고 회복하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멍 때리는 순간을 통해 일상의 복잡한 일과 자극으로 끌려들어 가는 생각의 관성을 멈추자는 것이다.

우리는 예전과 비교해서 너무 많은 외부의 자극과 정보에 노출되어, 이를 처리한다고 뇌는 피곤하다. 그리고 이런 정보는 더욱 빠르게 전달되고 변한다. 쉬지 못하는 뇌가 지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사람의 뇌는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기 힘든데 멀티태스킹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뇌는 쉽게 탈진한다. 머리는 멍해지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신경질이 나고 조절력이 떨어진다. 기억력이 둔해지고 무기력에 시달린다. 육체적으로 쉽게 피곤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다. 뇌가 피곤하면 일어나는 증상들이다. 뇌가 제대로 휴식하지 못하면 일상이 엉키고 힘들어지게 된다. 우리 일상은 집중하고 쉬어야 하는데 쉬는 시간이 없다. 쉬는 동안에도 생각하고 스마트폰을 보면서 팽팽하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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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와 몸은 언제나 휴식모드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집중과 휴식,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사는데 오늘날에는 과도한 집중 속에서 긴장의 패턴만 사용한다. 전원이 들어와 ‘ON' 되었다가 꺼지는 ’OFF'도 적절하게 필요한데 긴장된 집중이든 느슨한 집중이든 언제나 ON 상태에서 뇌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이 문제다. 고음의 정교한 음을 내는 바이올린은 연주를 마치고 나면 반드시 현을 풀어 놓아야 한다. 풀었다가 연주를 하기 전에 다시 쪼이며 음을 조율해야 원하는 음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 현을 풀어 놓지 않으면 다음 연주에 팽팽하게 쪼여진 상태에서 다시 쪼여서 음을 조율해야 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탱~’하고 끊어지게 된다. 우리가 근육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다. 근육 운동을 하면 반드시 쉬어야 한다. 운동을 하면 근육에 미세한 상처가 생긴다. 휴식을 통해 상처 난 근섬유가 회복하면서 근육은 성장하게 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뇌도 휴식을 통해 정리하고 회복하면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 사람 몸무게의 2%~3%에 불과한 뇌가 전체 에너지 소모량은 20%~25%를 사용한다. 과부하가 걸리기 쉬운 뇌가 휴식 과정에 불균형이 생기면 반복된 스트레스에 번아웃(burn out; 탈진)이 생기고 심신의 이상 증세를 보이게 된다. 이런 명백한 현상을 현실에서 직접 자각하고 본능적으로 유행하는 것이 ‘멍 때리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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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의 과학적 효과

멍 때리기를 하면서 휴식을 취할 때 우리 몸과 뇌에 나타나는 과학적 증거로는 뇌파가 느려지고 안정적으로 변하면서 맥박과 심박수가 낮아져 몸이 이완되면서 회복이 용이하게 된다. 기억력, 학습력, 집중력이 향상되고 멍 때리는 동안 오히려 활성화되는 뇌 부위(전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때문에 성찰과 도덕적 판단, 창의력이 향상된다.

몸과 뇌의 휴식이라는 측면에서 멍 때리기는 잠이나 명상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결과와 공통점을 갖는다. 인간의 뇌는 잠을 자는 동안 외부의 자극을 차단시키고 내부적으로 바쁘게 움직인다. 잠을 자는 동안 느슨하게 입력된 기억을 확고한 장기기억으로 정착시키고 구조화되지 못한 정보들을 서로 연결하면서 새롭고 창의적 생각이 만들어지도록 한다. 잠자는 동안 이완된 몸은 병원균을 제압하고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등 면역과 해독으로 신체적 항상성을 높이게 된다. 잠을 자는 동안 잘 쉰 뇌는 주의와 감정을 조절하는 전전두엽의 활성화를 도와 감정과 스트레스 조절이 용이하도록 만든다. 외부와 반응하면서 바쁘게 움직이는 뇌가 쉬면서 내부적인 재생과 회복 모드를 만드는 것이다. 멍 때리기를 하면 몸은 이완되고 심박과 뇌파가 안정되고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과 창의성이 향상된다는 것은 모두 뇌의 휴식모드를 통해 달성되는 공통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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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는 건강하게 주의를 조절하는 효과

사람은 평온한 상태에 주의(attention)가 집중되면 뇌파와 심박도 안정화되면서 몸은 이완되고 긍정적인 정서가 유발한다. 반대로 긴장 상태에 너무 과도한 집중을 하거나 주의가 주변의 변화나 걱정, 근심 등으로 분산되면 뇌파와 심박도 빨라지고 몸은 긴장하며 우울과 불안의 부정적 정서가 유발되기 쉽다. 

사람이 건강한 것은 주의의 집중과 이완을 적절하게 반복하면서 살기 때문이다. 주의가 외부의 자극과 걱정, 근심, 생각에 쉼 없이 분산되거나 긴장된 상태에서 과도하게 집중을 할 때 우리의 뇌는 쉬지 못한다. 진정한 휴식은 우리의 주의를 쉬게 하는 것이다. 멍 때리기는 이렇게 과도하게 긴장하며 집중된 주의를 풀고 느슨하게 흘러가도록 놓아줌으로써 뇌의 반응을 최소화하는 과정이다. 마치 잔잔한 파도에 편안하게 튜브에 몸을 올려놓고 둥둥 떠다니며 쉬는 것과 같다. 주의가 긴장된 것에 과도하게 매달려 있거나 주변의 자극에 조절감 없이 반응하고 있는 동안 뇌는 안정을 취하지 못한다. 정리하지 못한 정보에 쌓여 뒤엉켜 버리고 쉬지 못해서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한다. 멍 때리기는 건강하게 주의를 조절하는 효과를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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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으로 멍 때리는 다양한 방법

▶ 가장 일반적인 멍 때리는 모드 
멍 때리기의 핵심은 뇌를 쉬게 함으로써 지친 뇌를 회복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멍 때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할 수 있다. 먼저 외부의 자극 혹은 정보를 차단하는 시간이나 장소를 택한다. 물론 잠시라도 스마트폰은 꺼두는 것이 좋다(차단과 멈춤). 편안한 자리나 장소에 이완하기 좋도록 앉거나 기대거나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이완). 되도록 시선은 먼 풍경을 바라보거나 자극이 덜한 공간이나 물건, 자연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이다(주의 조절). 사무실에 앉아서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의 나무나 하늘의 구름, 도시의 전체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 10분이면 충분하다. 

▶ 편안한 작업형 멍 때리기
사실 밋밋하게 자극이 적은 방식으로 아무런 일과 생각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람이 많다. 강한 자극, 분명한 결과, 지속적인 자극과 반응하는데 익숙한 우리의 감각은 이런 상황이 매우 부자연스럽고 불편하거나 불안하게까지 느껴질 수 있다. 평소에 익숙한 영역을 역행하는 것이 뇌에게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심리적 부담이 적은 작업을 하면 된다. 아무런 생각 없이 산책을 하거나 부담 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는 낙서, 반복이 많이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하기, 뜨개질, 풀 뽑기, 정원 가꾸기 등 움직이며 작업은 하고 있는데 부담 없이 습관처럼 주의력을 많이 쓰지 않는 일을 골라 하면 된다. 요즘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나 문구를 정해서 필사를 하는 사람도 많고 특별한 문양의 스케치북을 구입해서 색칠을 하거나 단순하고 자극 없는 동작을 반복하며 단순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 모두 포괄적으로 멍 때리기와 같은 비슷한 원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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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효과적인 멍 때리기 방법은 명상
뇌를 휴식하는 의미에서는 짧은 낮잠도 멍 때리기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계속 잠을 잘 수는 없다. 잠도 그렇지만 너무 지나친 멍 때리기는 뇌의 활성도와 기능을 떨어뜨린다고 비판하는 전문가도 있다. 멍 때리기는 휴식 없이 혹사당하는 현실에 대한 반발로 각광을 받는 것이지 뇌가 적절하게 휴식할 수 있었던 환경에서는 아무런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멍 때리기의 보다 정교한 방법은 명상이다. 다양한 명상 방법이 있지만 보편적으로 편안하게 앉은 자리에서 몸은 이완시키고 주의를 한 곳에 집중시켜서 판단하지 않고 관찰한다. 보통 호흡이 들어오고 나갈 때의 반응을 관찰하기 쉬운 코끝이나 복부에 집중하지만, 판단하지 않고 중립적인 물, 불, 점을 응시하며 집중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멍 때리기와 관련하여 ‘물멍’, ‘불멍’이라고 표현하지만 명상의 방법들이다. 한곳에 집중하면서 다른 생각, 감정, 감각이 일어나면 ‘잡념’이라고 명명하고 정해 놓은 집중의 중심으로 되돌아오기만 하면 된다. 최소한의 주의로 한곳을 집중하면 외부의 자극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뇌파와 심장박동, 혈압이 안정적으로 변하면서 이완한다. 자연스럽게 뇌의 반응이 줄어들고 효과적으로 휴식을 취하기 쉽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판단하지 않고 멍하게 지켜보는 방식을 취한다. 가벼운 주의로 호흡을 관찰하다가 생각이나 감정, 감각이 느껴지면 제3자가 바라보듯이 그렇구나 하고 판단하지 않고 그 변화를 지켜본다. 집중을 중심으로 하는 명상은 생각이나 느낌이 떠오르면 차단하고 중심 초점으로 되돌아오지만 판단하지 않고 관찰하는 통찰명상은 주의가 흘러가는 대로 지켜보는 것이다. 



  • 김권수

    사람들의 건강한 몸과 마음, 행동을 연구하며 글 쓰고 강연하고 있습니다. 
    - 휴먼경영전략연구소 대표교수
    - (사)한국명상학회 상임이사/명상지도전문가
    - 브레인 트레이너 (Brain Trainer)
    브런치 https://brunch.co.kr/@hesse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