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부터 24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는 전 세계를 움직이는 각계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바로 ‘다보스 포럼’으로 익히 알려진 국제 민간회의인 ‘2020 세계 경제포럼’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국제적 영향력을 미치는 저명한 기업의 총수들뿐만 아니라, 경제학자 외에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총 53개국의 지도자들을 포함 총 300명이 참여했습니다. 포럼 명칭 그대로 기업인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본 회의의 논의 결과는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치죠. 올해 이 포럼은 ‘화합과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들’이라는 주제로 열려,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 준비를 통해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포럼에 앞서 발간한 ‘2020세계 위험 보고서’는 2020년대 인류가 마주할 가장 큰 위험은 ‘기상 이변’이며 건설산업, 농업 산업, 식음료 산업의 경우 기후 변화가 원재료 조달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기후 변화’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즉, 기후 변화는 단순히 ‘덥다’, ‘춥다’의 문제가 아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경제적 지속 가능성에도 큰 위협을 끼친다는 것이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 –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방식의 진화
기업 사회 공헌,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활동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연말이면 기업 로고가 박힌 똑같은 옷을 입고 불우이웃을 위해 연탄을 나르는 모습? 혹은 소외계층을 위해 ‘OO 원 기부’가 적힌 보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기업 총수와 비영리 재단 대표의 모습이 떠오르나요? 겨울철 난방비가 고민인 소외된 이웃을 위해 연탄을 기부하는 것은 분명 필요하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윤 추구’가 가장 우선인 영리 기업에게 이런 활동은 ‘선행’으로 인식될 뿐 기업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필수 활동이거나 경영 경쟁력을 갖기 위한 활동으로 인식되긴 어려웠습니다. ‘좋은 일’이지만 ‘필수적인’ 일은 아니기에 기업 경영이 어려워지면 ‘돈도 못 버는데 무슨 자선활동이냐’ 등의 기업 내부의 인식도 없지 않았던 게 현실이었죠.
하지만 점차 기업들은 특정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 공헌활동을 실제 기업 이익과 연계할 방안을 찾고, 실천하는 방식으로 CSR의 실행을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특정 상품의 판매금액 일부분을 사회 문제 해소를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기업 사회 공헌 활동을 마케팅의 한 전략으로 사용하는 공익연계 마케팅 CRM(Cause Related Marketing)이나 기업 경영의 핵심 단계에서부터 사회적 결과를 고려해 사회 문제도 해결하고, 기업의 이익도 늘리는 윈-윈의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공유가치창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지회사가 비즈니스 원 재료인 나무를 직접 가꾸며 환경 훼손은 최소화하고, 해당 나무가 심어진 지역사회에서 수익을 환원하고 또다시 그 나무로 만들어진 제지를 생산, 판매하며 사용자와 판매자가 함께 가치를 공유, 순환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CSV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곧, 지속 가능성의 실천, 파타고니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점차 기업 비즈니스 일부의 마케팅 전략 혹은 일부 비즈니스의 구조 개선을 통한 이행이 아닌, 기업 비즈니스 자체가 지속 가능성의 영위를 목표로 하는 사회적 임팩트(Social Impact)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 사례로 세계적인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를 들 수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유명한 마케팅 슬로건 중 하나는 ‘Don’t buy this jacket(제발 이 자켓을 구매하지 마세요.)’입니다. 옷을 파는 회사에서 자켓을 사지 말라니 당황스러운 마케팅 슬로건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파타고니아의 경영 철학은 ‘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te(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고 합니다. 창립 후 40년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경영 목적 달성과 동시에,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 환경에 피해를 줄이는 사업 방식, 구매하는 소비자를 응대하는 방식 등 생산, 판매, 마케팅에 전 방향에 걸쳐 비즈니스 자체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발 옷을 사지 말라’는 캠페인은 그런 파타고니아의 정신을 전달하는 데 성공해, 미국 시장 2위, 국내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환경보호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닐슨의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 보고서’ 조사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결과이기도 하죠.
변화하지 않는다면 지속하지 못하기에, 칼스버그
사회의 일원으로 당면한 지속 가능성을 위해 비즈니스 생산 방식을 바꾼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 5대 맥주 생산기업 기업 칼스버그입니다. 칼스버그는 2018년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비닐) 없는 6캔 팩 포장 법을 선보였습니다. 6개의 캔맥주 사이에 접착제를 붙여, 한 개의 팩으로 안전하게 들고 갈 수 있게 한 스냅 팩(Snap Pack)을 선보인 것입니다